몇년 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영화를 독립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다. 실화라고 해서 더욱 흥미로웠는데, 그 영화제목이 바로 종이달이다. 그런데 반갑게도 한국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늘은 드라마 종이달의 줄거리와 감상후기를 남겨본다.
드라마 종이달은 일본의 한 은행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가쿠다 미스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나름 화제작이다. 평범한 은행원이었던 가정주부가 어떻게 돈의 유혹에 무너지면서 몰락해가는지 그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등장인물들과 출연진은 아래와 같다.
드라마 종이달 줄거리
주인공 유이화(김서형 분)는 부유한 가정의 평범한 가정주부다. 남편 최기현(공정환 분)은 대기업 부장으로 임원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과거 유명한 화백의 손녀딸로 유복하게 자랐지만, 가세가 기울면서, 과거 그녀의 집에서 일을 하던 집사의 아들과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 그래서 둘은 남들이 보기엔 겉만 화려할 뿐 속은 비어있는 쇼윈도 부부 그자체다. 최기현은 돈에 사사건건 집착하고, 유이화와 결혼하기까지 그리고 살면서 들어간 비용들은 모조리 기록해두는 등 치밀한 사람이다. 그에게 아내는 그냥 장식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런 그들에게 아이라도 찾아와 주길 간절히 바라지만, 유이화의 바람과는 다르게 남편은 별 관심이 없다.
유이화에게는 절친들이 몇 있는데,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이면서도 이혼녀인 류가을(유선 분)과 억척스런 현모양처 스타일의 강선영(서영희 역)이다. 명품쇼핑을 밥먹듯이 하는 류가을은 화려한 외모와는 다르게 속으로는 빚에 허덕이고 있고, 강선영은 아이들의 교육때문에 부촌으로 이사와 살지만, 따라갈 수 없는 격차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그들 모두는 각자의 고충들이 있는 셈이지만, 가끔 그녀들의 만남은 서로에게 한줄기 쉼이 되어준다.
따분하고 무료한 삶에 남편의 돈에 대한 집착이 신물난 유이화는 저축은행에 소개로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부촌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vip 서비스를 맡게 된다. 첫날부터 큰 예금을 가입시키는 성과를 올리게 되면서, 일의 즐거움을 알아가게 되는데, 특유의 차분하고 희생적인 성정이 많은 고객들을 감동시키며 은행에서는 인정을 받아간다.
하지만 운명처럼 고객들중 한명인 악덕 사채업자의 손자인 윤민재(이시우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걷잡을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된다. 사채업자인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1도 받지 못하고, 가난에 시달리는 영화감독인 그는 돈을 빌리러 할아버지를 찾아갔다가 그녀를 처음 만나게 된다. 특유의 이타심으로 가득찬 그녀는 처음에는 윤민재를 돕겠다는 연민으로 돈에 손을 댔다가, 점점 더 많은 고객과 더 많은 금액으로 번져가게 되고, 급기야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된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유이화는 마치 마더 테레사에 빙의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윤민재 역시 유이화에게 빠져들게 되고, 둘은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그녀는 윤민재의 스폰서처럼 모든것을 다 해결해주고, 그것을 위해 더 많은 돈을 횡령하게 된다. 윤민재 역시 처음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했지만, 어느새 받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게 된다. 이게 아니다 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멀리 와버린 후다.
한편, 유이화의 같은 은행원 동료 역시 크고작게 돈을 횡령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도 둘은 더욱 얽히게 되는데, 결국 동료 은행원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살인에 대한 조사로 시작해서 횡령조사로까지 번져버린 긴박한 위기 상황에 유이화는 태국으로 허겁지겁 떠나게 되고, 어느 시골에서 은둔자로 조용히 지내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뭔가 흐지부지 끝이 난다.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열린 결말이다.
감상 후기
종이달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바로 돈이다. 돈에 대한 사람들의 허영과 탐욕, 그로 인한 파멸까지. 하지만 결론은 그 많은 돈으로도 그들이 얻은 것은 결코 원하는 행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드라마속 등장인물들은 돈이 많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어떤 이는 어려워서 돈을 훔치지만, 어떤 이는 자신의 유흥을 위해서 과감히 횡령을 한다. 하지만 죄책감이 없지는 않다. 언제나 들킬까봐 불안하고, 가슴은 쿵쿵댄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는 돈의 유혹이란 대단하다. 돈이 있으면 뭐든지 고급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 좋은 물건, 좋은 호텔, 좋은 음식, 좋은 서비스, 거기에 사람들의 선망의 시선까지.
드라마를 보면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또 자신이 가진것이 없다는 이유로 받기만 하는 윤민재가 그렇게 밉상일 수가 없었는데, 그 또한 왠지 어느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하는 것이 씁쓸했다. 같은 상황이라면 과연 칼같이 그 모든 것을 거절하고 끊어낼 수 있을까 말이다. 눈 앞에서 돈다발이 오고가는 상황에서 그 돈이 탐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싶다. 또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참 이 세상이 쉽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복잡한 마음이다.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바늘도둑이 소도둑되는 과정을 아주 신랄하게 표현한다. 거기에 현대사회의 돈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노골적인지도 말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그래도 돈보다 더 가치있는 것들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요즘은 그야말로 돈이 최고다 하는, 너도나도 나 돈있어를 자랑하지 못해 안달인 시대다.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게 느껴지고, 그래서 더욱 불편하게 느껴지는 드라마기도 하다.
과거 내가 극장에서 봤던 일본영화 종이달도 시종일관 사람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고 완전 초긴장하게 만들었었는데, 그 특유의 분위기가 드라마에서도 고스란히 잘 살려져서 아주 서스펜스 가득한 드라마로 재미가 쏠쏠했다.
스토리도 그렇지만, 배우들의 연기들도 모두 훌륭했고, 메세지에 영상미까지 갖춘 완전 수준 높은 드라마다.
이상, 드라마 종이달의 줄거리와 결말, 후기를 남겨보았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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