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간실격. 줄거리 결말 후기

드라마 인간실격 포스터

간만에 가슴이 싸해지는 느낌을 받은 수작 드라마 인간실격의 줄거리와 결말 그리고 감상후기를 남겨본다.


드라마 인간실격은 2021년 9월에 jtbc 토일드라마로 방영되었고, 연출은 허진호, 박홍수, 극본은 김지혜가 맡았다. 허진호라는 이름은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 이후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하고 드라마의 성격이 살짝 예상되기도 한다. 이 드라마는 다자이 오사무의 일본소설 인간실격의 제목을 인용했지만, 원작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일본소설 인간실격의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는 다소 닮아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전도연과 류준열이라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다소 무겁고 어두운 느낌의 드라마다보니 시청률 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는 못한 작품이다. 참고로,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스트리밍하고 있다.

드라마 인간실격 섬네일
드라마 인간실격 포스터


드라마 인간실격 줄거리와 결말

등장인물과 관계도는 아래를 참조하면 된다.

드라마 인간실격 등장인물과 관계도
등장인물과 관계도

주인공 이부정(전도연 분)은 대필작가로 예기치 못한 일에 휘말려 직장도 잃고, 아이도 잃고, 일용직 가사도우미로 일하면서 그 사실은 주변에는 숨긴채 살아간다. 그 일로 인해 그녀는 악플을 달며 자신의 울분을 해소해보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고, 날아온 것은 고소장 뿐! 그녀의 삶은 지독한 우울함과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상실감으로 가득차 있다. 그녀에게는 다소 수더분하고 다정한 남편 정수(박병은 분), 자식 밖에 모르는 아버지 이창숙(박인환 분)도 있다.


한편 부정의 남편 정수는 자신을 두고 다른 부유한 남자와 결혼을 한 첫사랑이었던 경은(김효진 분)을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몰래 만남을 지속한다.


또다른 주인공 이강재(류준열 분)는 어릴적 아버지를 잃고, 호스트일을 하다 이제는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며, 애인도, 하객도, 원하는 무엇이든 되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돈이다. 그의 곁에는 딱이와 민정이라는 친구들이 있다. 어느날 같이 호스트일을 하던 정우 형의 죽음을 슬퍼하기도 잠시, 호스트바 실장 종훈의 요청으로 이부정에 대해 조사해보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종훈의 vip고객이 정아란(박지영 분)이었고, 이부정은 그녀에 대한 악플로 인해서 고소를 당한 상태였던 것이다. 과거 이부정은 정아란이 남편 진섭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것을 말리다 폭행을 당했고, 그 이후 삶이 꼬여버렸다.


이부정의 아버지 창숙과 이웃사촌이었던 강재는 그녀와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알게 되고, 조금씩 조금씩 좀더 깊이 알아가게 되면서 서로는 서로에게 깊은 공감과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게 되지만,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는 못하고 다시 각자의 현실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결국 둘은 다시 만나게 되면서 드라마는 결말을 맞게 된다. 그야말로 열린 결말이다. 만남이 사랑의 결실인지는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감상후기


자극적이고, 오락적이고, 즉흥적이고, 돈으로만 치장된 그런 드라마들 사이에서 이 드라마는 느린 호흡의 그야말로 맹물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슴슴함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결국 지독히 외로운 두 남녀가 만나 지독히 외로운 사랑을 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게 되지만, 결국은 다시 만나게 된다는 간단한 내용이다. 흔히들 말하는 불륜드라마라고도 누구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가정주부와 전직 호스트와의 만남이라니 꽤 자극적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한편 한편 보게 되면, 그런 통속적인 가십거리가 아닌 진짜 인간 내면에 깊숙히 자리한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우리는 왜 이렇게 서글프고 힘들면서도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걸까에 대한 반문을 하게 된다. 강재의 “다음에 우리 다시 만나면 같이 죽을까요?” 라는 대사는 과한 듯 하면서도 일견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부정과 강재, 그리고 정수와 경은의 사랑은 말하자면 불륜이지만, 그들 각자의 사정과 감정들을 꽤나 공감하게 되는 건, 그들 모두가 우리네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들의 만남들이 결코 저급하거나 싸게 느껴지지 않는 건 감각적이고 육체적인 만남이 아닌 서로에게 깊이 교감하는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싶다.


게다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이 가슴속 깊은 곳을 후벼파는 통에 우리는 모두 같은 감정으로 이 드라마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작가님의 결코 얕지 않은 필력이 돋보이는 드라마다.


보고 나면, 가슴이 괜히 먹먹해지고 아련해지고, 알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는데, 이건 살아온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드라마를 통해 전해져 오기 때문이고, 우리는 누구나 이렇게 외롭고, 힘들게 각자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는 것이 무척 공감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부정과 강재의 사랑은 좋은 결말이든 아련한 추억이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주제는 사랑이 아닌 인간 그 자체의 외로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희노애락의 롤러코스터를 무한반복하면 살아내는 이 인생에서, 인간실격이라는 드라마는 의미있는 쉼과 각자의 가슴 속 빈 공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가끔은 이런 느린 호흡의 드라마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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