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에 진정한 정의가 존재하는가, 누가 정의를 실현하는가, 그 주체는 누구여야 하는가, 한번쯤 생각해 본적 있을 것이다.
세상에 넘쳐나는 슈퍼히어로나 영웅들의 이야기는 이제 식상하다 못해 물리기까지 한다.
그런데 여기 세상 찌질한 멸치같은 비리한 몸의 일상 히어로가 등장했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 살인장난감의 이야기다. 살인자 ㅇ난감이라고 쓰여있지만, 이건 읽고 싶은데로 읽으면 된다는 작가의 후문이 있었다.
간만에 단숨에 정주행해버린 넷플릭스 살인자 ㅇ난감의 줄거리와 결말 그리고 감상 후기를 남겨본다.
살인자 ㅇ난감
장르와 감독 논란 이슈
2024년 2월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8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러닝타임은 총 7시간 10분 정도로 나름 정주행할만 하다. 원작은 네이버웹툰인 꼬마비의 ‘살인자 ㅇ난감’이다.
연출은 이창희 감독, 전작으로는 잘 아는 작품으로는 ‘타인은 지옥이다’, ‘사라진 밤’ 등이 있다.
아직도 ‘타인은 지옥이다’에서의 특유의 서늘한 느낌이 남아있는데, 이 작품 역시 범죄, 스릴러에 피카레스크, 블랙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가 혼재되어 있다. 그래서 역시 청불 등급이다.
참고로, 이 시리즈가 공개될 당시에 잠시 떠들썩한 논란이 있기도 했었는데,
바로 극중에 등장하는 건설회사 회장 형정국의 얼굴이 정치인 이재명과 너무나 닮았다는 내용으로, 감독이 일부러 넣었다 아니다 말들이 많았지만, 공식적으로는 정치적 견해나 풍자는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견으로 마무리가 되었더랬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고 나서 2주만에 비영어권 1위, 전체 4위를 찍은 흥행작이다. 그래서 기생충의 최우식이 이제는 살인자 ㅇ난감의 탕으로 더욱 인식되게 되기도 한 작품이다.
등장인물
주인공은 이탕역을 맡은 최우식과 장난감 역의 손석구, 그리고 송촌역의 이희준이다.
그리고 강력한 신스틸러 역할을 했던 노빈 역의 김요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분은 정말 본투비처럼 자연스러워서 오랫동안 잔상이 남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 대성하시길!
참고로, 그간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였는데, 유명한 작품으로 넷플릭스 인간수업과 최종병기 엘리스, 군검사 도베르만,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 등이 있다.
그외에 현봉식 배우와 맹인 연기를 했던 사이코 패스역의 정이서를 비롯해서 다수 출연자분들이 호연을 해주셨다.
살인자 ㅇ난감
줄거리
히어로인가
평범하다 못해 찌질하기까지 한 대학생 이탕(최우식)은 미래를 걱정하며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갈 꿈을 꾸고 있다. 가족들의 무관심속에서도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며 지루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날 밤, 노동자 2명이 방문해서, 그 중 하나가 진상을 떠는데, 나머지 한명이 뜯어말리고 그렇게 편의점을 떠난다.
우연인가 필연인가
알바가 끝나고, 집으로 향하던 탕은 빗속에서 우연히 그 둘을 목격하는데, 진상을 떨던 그 노동자가 쓰러져 있다. 같이 있던 일행을 발견하고 불러보지만, 아까의 매너있던 그 표정이 아니다. (이분 연기 진짜 잘하신느 듯.)
무자비하게 탕을 공격해오는 그사람에게 속절없이 당하던 그때, 마침 편의점에서 빌려왔던 망치가 떠오른다. 그리고 학창시절 괴롭힘에 시달리던 찐따같은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순간 초인적인 반사작용이 일어난다.
망치로 그사람을 내리쳐버린 것이다. 피범벅이 된 현장속에서 아득해진 정신을 부여잡던 순간, 리트리버 한마리와 맹인 여성이 지나간다.
숨죽이던 그때, 무사히 그녀는 그자리를 떠나고, 탕은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밤새 그 죽인 사람의 환영에 시달리며 죄책감에 몸서리치게 된다.
날이 밝고, 비상이 걸린 경찰들! 경찰은 두 노동자가 서로 싸우다 죽였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놀라운건 탕이 내리친 그 노동자는 바로 잔혹한 연쇄살인마였던 것! 그리고 현장에는 탕이 그일에 가담했다는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석연치 않는 느낌에 탕을 의심하던 장난감 형사(손석구) 역시 증거가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수사는 종결된다.
우연의 연속인가
그렇게 완전범죄로 끝나나 싶던 탕의 앞에, 간밤에 지나간 그 맹인 여성이 등장하게 되는데, 알고보니 맹인이 아니었고, 현장을 목격했고, 범행도구인 망치까지 가지고 있었다.
금전을 요구하는 그녀에게 어쩔수없이 있는돈 없는돈 긁어모아서 그녀의 집으로 찾아간다. 돈을 주고 망치를 건네받으며 마무리하려던 그때, 매달 2백만원을 달라는 그녀의 요구!
또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알수없는 힘이 솟구치면서 탕은 그녀마저 해치우게 된다. 그렇게 하게 된 두번째 살인!
그냥 냅다 줄행랑을 치면서, 여기저기 살인의 흔적들이 가득한 현장을 그냥 빠져나왔다.
이제 꼼짝없이 잡히겠구나 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 협박범은 바로 부모를 살해한 사이코패스였던 것! 게다가 그녀의 리트리버가 현장을 모두 샅샅이 핥아서 증거의 흔적들을 모두 지웠고, 마당에 부모의 시신이 묻힌 곳으로 경찰들을 인도하게 되면서 사건이 또 반전을 맞게 된 것이다.
이때 등장한 렉스라는 리트리버는 나중에 안락사 위기까지 처하게 되지만, 결국 장난감이 렉스를 입양하게 된다.
죄책감에 거의 정신줄을 놓기 일보직전이던 탕은 이제 자수를 결심하고, 증거물인 망치를 챙겨서 집을 나온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은행 앞에서 소매치기가 망치가 든 가방을 뺐아갔고, 강물에 던져버린 것이다.
그렇게 두번째 살인의 증거 역시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쯤되면 필연인가
모든 상황이 탕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탕은 세번째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깨어보니 집이다.
그런데 세번째 살인 역시 증거가 없고, 엉뚱한 사람이 살인자라면서 자수를 하게 된다. 알고 보니, 세번째 살인의 주인공들이 성폭행한 여학생의 아버지였고, 그는 항상 복수를 꿈꿔왔던 것!
그렇게 탕은 자의반, 혹은 타의반, 운명처럼 히어로의 길을 가게 된다. 죽어 마땅한 사람을 처단하는 것이 그의 임무! 그의 옆에는 그를 적극적으로 돕는 조력자인 노빈이 있다. 노빈에게는 a부터 z까지 모든 계획이 있었고, 나름의 순수한 정의 구현의 의지가 있었다.
첫 살인의 멘붕도 잠시, 이탕은 이제 능숙하게 그일을 해낸다. 노빈의 도움도 있지만, 희한하게도 그의 살인현장에는 아무런 증거가 남지 않는다. 이게 바로 하늘의 계시가 아닌가 말이다.
게다가 처단해야 마땅한 인간과 마주하면 탕에게는 특유의 떨림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고, 단번에 악인을 구별할 수 있었다.
히어로를 쫓는 형사
완벽한 정의구현을 순조롭게 해내는 노빈과 이탕! 세상에는 그렇게 처단해야할 인물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을 쫒는 장난감 형사도 만만치 않다.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현장마다 이탕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고, 결정적인 증거를 찾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강력하게 관련있어 보이는 노빈에게 정보를 얻어내려 폭행을 한 것이 영상으로 찍혀져 정직까지 받게 된다.
그리고 그가 쫒는 또 한명의 범인! 그는 바로 아버지를 반신불구의 식물인간으로 만든 송촌(이희준)!
한때 송촌은 노빈과 함께 탕과 같은 정의 구현을 했었지만, 송촌의 변질로 둘은 결별하게 되었다. 한때 순수한 정의로 처단을 시작했던 송촌이 그냥 명분없는 살인마로 변질된 것이다.
장난감 형사는 송촌은 물론, 이탕의 그림자를 끊임없이 쫓아가고 있다.
송촌에게 정의란
극의 중반부터 등장하는 송촌은 등장부터 강렬하다. 처음에는 이희준 배우가 아닌줄 알만큼 분장이 굉장한데, 카리스마가 그냥 철철 흐른다. 그냥 무자비한 아우라가 뿜뿜이랄까.
송촌은 이탕의 존재를 인지하고, 이탕을 만나고 싶어한다.
지금의 송촌은 살인의 명분이 너무나 희미해져서, 뚜렷한 이유없이 거슬리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정의 구현이라는 말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자비없는 살인마일 뿐이다.
그런 그에게 이탕이란 존재는 굉장히 흥미롭다. 그에게는 정말 정의 구현의 계시라는 것이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송촌을 이탕에게로 이끈다.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을 홀로 처단하며 보낸 그는 이제 늙은 몸이 되었고, 당뇨로 손끝 발끝이 썩어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무자비함은 과거 못지 않다. 건설회사 손녀를 죽였다는 이유로 조폭들의 공격을 받지만, 무사히 살아남았고, 건설회사 회장을 무자비하게 죽여서 현장에서 체포되었지만, 호송차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복수인지 뭔지 병원에서 장난감의 아버지마저 보내버린다. 분노의 끝에 찬 장난감 형사!
송촌의 무자비한 살인이 공론화되고, 경찰은 노빈과 이탕까지 공범으로 엮어서 공개수배를 하게 된다.
결말 결자해지
공개수배된 몸으로, 밀항을 시도하던 탕과 노빈!
노빈은 송촌의 연락을 받고, 탕을 두고 송촌에게도 향한다. 송촌을 탄생시킨 장본인이 노빈이었기에 결자해지를 하고자 한것이었다. 그런 노빈에게도 어릴적 부모님이 무참히 살해된 과거가 있었고, 끝내 범인을 찾지못했다는 울분이 가슴속 깊이 자리잡고 있다.
노빈은 장난감 형사에게 송촌을 잡게 해주기로 하고 둘은 함께 송촌을 만나러 간다.
하지만 노빈이 송촌에게 간 것을 직감한 탕은 노빈을 찾아가고, 주인공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옥신각신 사투끝에 죽음을 목전에 둔 송촌은 놀라운 비밀을 말해주는데,
장난감의 아버지가 원래는 비리경찰로, 마약을 몰래 뒤에서 거래했고, 장남감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친구 형사와 불륜관계였다는 것이다. 송촌이 장난감의 아버지를 반신불구로 만든데는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그래서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핍박받던 송촌에게도 나름의 연민이 느껴지는 스토리가 나온다.
결국, 몸싸움 끝에 노빈도 총에 맞고 쓰러지고, 송촌도 죽게 된다. 그리고 그 공장에서 알수없는 합선이 일어나면서 불이 나게 된다. 그렇게 증거도 사라지게 된 것!
장난감은 탕을 체포하지 않고, 놔준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모든 증거가 사라진 와중에 단 하나 남아있던 산속에서 살인 후 먹은 감에 난 이빨 자국! 그 증거를 염두에 두고 있던 노빈은 만일의 사태를 위해서 탕의 이빨과 동일하게 이를 성형해둔 것이다.
그리고 살인한 검사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죽은 죄와벌 책도 화재와 함께 소각되면서 진짜 모든 증거는 사라지고, 노빈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게 된다.
하지만 노빈의 모든 계획과 기막힌 우연 모두 탕의 능력인가 생각된다.
밀항해서 필리핀에 있던 탕은 자신이 불법체류자로 잡혔다가 의외로 자신이 범죄자나 수배자가 아닌 자유인의 몸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뉴스에서는 천인공로한 죄를 지은 누군가가 살해되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그렇게 지극히 평범한 히어로가 되어 탕은 이 도시 어딘가에서 활약하게 된다는 것이 결말이다.
살인자 ㅇ난감 후기
천인공로한 범죄에 대한 형량이 너무 가볍다거나 진짜 벌받을 사람들은 벌을 받지 않는다는 말들은 과거부터 있어왔고, 요즘은 그 체감도가 훨씬 높아진 듯 하다.
그래서인지 그 응축된 감정들이 여러 콘텐츠들에서 사적인 복수라는 한 장르로까지 자리매김하게 된 모양새다. 그리고 나름의 쾌감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사적 복수 영역을 통쾌한 영웅으로 볼 것인지 그냥 단순한 범죄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괴리감에 시달리게 된다.
바로 그 부분을 잘 풀어낸 이야기가 바로 이 살인자 ㅇ난감이 아닐까 한다.
평범하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찌질한 대학생 탕이 자신도 모르게 히어로가 되어가는 스토리는 정말 나름 신박하다.
웹툰도 굉장한 인기였다고 하던데, 스토리가 정말 신선하고 또 동떨어지지 않고 살아있달까 생생한 느낌이 가득하다. 여기에 약간의 잔인함은 거들뿐.
게다가 연출은 또 어떤가. 나는 연출을 잘 모르지만, 장면 하나하나 진짜 너무 힙한 장면들이 많다. 탕이 첫 살인을 저지르는 그 장면에서 못을 치는 장면,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 캐나다의 설원이 그라데이션 되고,
뭔가 잠자고 있던 초능력을 깨우는 느낌을 영상으로 아주 잘 표현한 느낌? 거기에 감각적인 음악까지 더해지니 그냥 완벽 그 잡채!
그런 장면들이 곳곳에 많은데, 참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연출의 신이신가 싶다.
보통 첫화가 강렬해도 마지막은 뭔가 용두사미처럼 끝나는 드라마가 많지만, 마지막화까지 아주 흥미진진하게 스토리가 이어지고, 서로 얽히고 섥힌 스토리들이 하나로 만나는 과정까지 구성이 너무 좋았다.
지금 우리들 중 누군가도 평범한 얼굴을 하고 탕의 역할을 하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상상마저 해보게 된다.
한마디로 시간 가는줄 모르게 너무 재밌고, 신선한 드라마였다. 요근래 본 시리즈 중 최고! 개인적으로 시즌 2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넷플릭스 손가락 유목민들! 살인자 ㅇ난감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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